하나의 사물을 지속적으로 보다보면 더 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은 오히려 거기서 점차 멀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번 시도해보십시오. 즉 하나의 사물을 계속 보면 그것이 가진 형태나 질감이 점차 바뀌거나 흐릿해지거나 초점이 흐려진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마음은 ‘변함없는 한 가지’에 오래 머물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다 ‘아는 것’에 주의를 계속 쏟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계속 눈을 깜빡이면서 사물을 보아보십시오. 또는 계속 그 사물의 새로운 측면을 발견하려 하며 거기에 주의를 주면서 집중해보십시오. 그러면 좀더 오래 선명하고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눈을 깜빡이는 것은 대상을 새롭게 하는 물리적 행동이며, 새로운 측면을 찾아 나서는 것은 대상을 심리적으로 새롭게 보는 행동입니다.
우리 마음은 이렇게 새로운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이 마음을 생생하게 살아있게 해줍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마음의 특성을 통찰을 일으키는 데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까요? 가장 밑바닥에는 절실한 주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표면에서는 자꾸 옆길로 새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는 빈틈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 짜여진 길에서는 통찰이 나오기 힘듭니다. 길에 샛길이 많고, 빈틈이 주어져야 새로운 것이 들어올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통찰력게임에서는 무의식에 침투할 만한 강렬한 열망으로 주제를 심층에 심어놓고, 이제 다양한 카드의 문장과 단어들을 통해 샛길을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이때 마음은 신선한 주의를 계속 주제에 쏟아부을 수 있게 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주제에 계속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하나의 틀 속에 갇히게 하여 지루함과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좌절을 주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빈틈을 열어놓기, 또는 샛길을 많이 만들기, 이것이 통찰을 향한 또 하나의 길이 됩니다….more
이원규 두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