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크라테스는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 때나 깊은 의문이 들 때마다 멈춰서서 내면의 무언가에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다이몬입니다. 그래서 그가 불편함의 신호를 보내주면 행하지 않고, 아무런 느낌을 주지 않으면 그대로 행했다고 하는데, 그가 마지막에 아테네 법정에서 죽음을 언도받고 감옥에 갇혔을 때, 제자들에 의해 탈출할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있었지만 다이몬이 독배를 마시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을 주지 않았기에 그대로 독배를 마시고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은 소크라테스를 영원한 지혜의 상징으로 인류사에 남게 해주었습니다.
플라톤의 ‘향연’에는 소크라테스의 스승인 디오티마가 다이몬에 대해 설명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그에 의하면 다이몬은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즉 신이 인간에게 전하는 메세지는 인간이 알아들을 수 없지만 다이몬을 통해 그것의 해석이 가능하며, 반대로 인간이 신에 전하는 간절함도 다이몬을 통해 신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신호는 ‘느낌’을 통해 소크라테스에게 전해졌습니다.
통찰은 바로 이와 유사한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일어납니다. 소크라테스가 곤경에 처해 무언가 간절히 지혜를 필요로 할 때 내면에 질문을 던지면, 신에게 이르는 내면의 중간자인 다이몬을 통해 그 답을 들은 것과 같이, 우리 역시 간절함을 가지고 내면에 질문을 던지면 어딘가에서 그에 대한 답이 느낌을 통해 의식에 전달되는 것입니다.
‘간절함’과 ‘느낌’, 이 두가지를 통해 우리 의식은 소크라테스의 다이몬을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느낌’을 사용하는 통찰력게임은 그 과정을 쉽게 해줍니다….more
이원규 두손